8월 15일까지 코엑스, 발레 마임 배우기 등 체험행사 풍성

지난 28일 코엑스 오디토리움 '클래식 페스티벌-섬머 페스티벌 클래식 스토리'에는 낯익은 인물이 사회를 맡았다. 가수 유열이 바로 그날의 사회자. 그는 지휘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지휘자가 "연주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순서를 알아보고 곡을 들어보겠습니다"고 말하자 사회자는 "프로그램 순서라고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지휘자는 "양식당에 가면 먹는 순서 있지요?"라고 운을 띄운 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연주했다. 식전음식 주식 후식이 있다면 서곡은 식전음식인 셈.

대중가수가 사회를 보고 대화방식으로 공연을 소개한 것은 클래식을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꾸러기 예술단(단장 최신일)의 의도이기도 하다. 총 기획을 맡은 박정배 청운대학교 교수는 "클래식이 재미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클래식 페스티벌'은 지난 27일 시작돼 이달 15일까지 열린다. 단일 주제, 단일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클래식 공연으로서는 최장 기간 공연이다.
페스티벌은 '차이코프스키 발레 판타지'와 '위즈덤 클래식'이라는 두 개 장르로 구성된다. 오전 11시, 오후 2시에는 클래식, 오후 5시에는 발레 공연이 펼쳐진다.

관객이 감상자의 위치에 머무는 보통 공연과 달리 참여 행사가 풍성한 게 '클래식...'의 특징이다. 추첨을 통해 관객을 뽑은 뒤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발레 판타지'에서는 왈츠 춤 배우기 시간이 마련된다. 이 때 연주되는 곡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곡의 느낌을 무대위에서 직접 느끼게 만든다.

연주곡은 누구나 한 번쯤 들은 대중적인 작품들이다.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비롯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 제 1악장',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이 연주된다.

'발레 판타지'는 공연 감상과 발레 동작에 숨은 뜻을 익히는 시간이다. 예술감독이 백조 역할을 맡은 발레리나를 소개하고 발레 마임을 관객들에게 가르쳐준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라는 말이 발레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 수 있다. 봉봉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여장 발레리나의 치마 속에서 어린아이들 7명이 뛰어나오는 깜짝 이벤트가 펼쳐진다. 1부는 '요정들의 춤', 2부는 '호두까지 인형'이다.

박정배 교수는 이번 공연에 "에술경영기법을 적용시켰다"고 밝혔다. 관객 서비스를 극대화한 공연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를 통해 그가 의도한 것은 클래식의 문턱 낮추기. 가족 중 아버지가 포함되면 관람료를 30% 할인한 것도 그런 마케팅 중 하나다. 좀처럼 공연장에 나오지 않는 아버지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인 것.